여행을 떠날 수 없는 지금, 유럽으로 작가와 함께 조금은 특별한 여행을 떠나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이 책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건축을 배우거나 아니면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더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고 많은 사람이 유럽여행을 다녀왔겠지만, 건축학도가 바라보는 유럽은 어떻게 다를 가도 흥미 있게 보실 수 있으실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절대 어려운 전공서적이 아니며 쉬운 글로 여행일지처럼 써내려 갔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2019년 여름의 어느 날 불현듯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회사에서 멍때리고 있던 나는 이미 예정되어 있던 유럽 인턴행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유럽에서 있는 동안의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책으로 쓰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건축학도가 보는 유럽기행문을 쓰자. 그렇게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유럽에 있으면서 많은 곳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자료를 모으고 준비를 해왔다. 나의 유럽 여행 시리즈는 모두 7권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독일, 2장 프랑스, 3장 스페인, 4장 이탈리아, 5장 스위스, 6장 덴마크, 7장 체코, 벨기에, 네덜란드, 스웨덴. 사실 여행 순서대로 하면 프랑스, 이탈리아+스위스, 스페인이 먼저고 덴마크에 갔다가 15일간의 유럽 일주 여행순서는 독일, 체코, 스위스 인터라켄, 벨기에, 네덜란드이고 나중에 스웨덴에 다녀왔다. 하지만 시간순으로 쓴다면 너무 복잡할 것 같아 나라별로 묶었고 나중에 요청이 있으시다면 15일간의 여행은 패키지로 만들 것이다. 이 책은 장소로 목차가 나뉠 뿐만 아니라 장소의 특징에 따라 박물관(엘로우), 성당(블루), 기타 건축(핑크)으로 나뉜다. 도시를 소개하는 챕터는 블랙으로 시작된다. 그래서 나중에는 박물관, 성당, 기타 건축으로 나뉘는 합본도 따로 나올 것이다. 독일 편은 2020년 6월 16일부터 시작된 5개국 12개 도시 여행부터 시작한다. 사실은 파리에서 가까우므로 프랑스에 있을 때부터 가려고 계획했었던 벨기에의 브뤼셀,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독일의 코롱이었지만 두 번 싹이나 코로나 때문에 기차표가 취소되어 못 가게 되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덴마크의 바자를 받고 코로나가 잠시나마 잠잠해서 유럽 각국에서 보드를 오픈한 바로 다음 날인 6월 16일부터 나는 5개국 12개 도시로의 2주가 넘은 배낭여행을 떠났다. 나에겐 아주 특별했던 여행이었다. 가장 위험한 시기에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강행했던 여행이자만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가 아니었으면 아마 평생을 못 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슬란드 여행도 취소되었었는데 거긴 진짜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게 떠난 여행은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심지어 전날 저녁에 이튿날 계획을 짜면서 캐리어 하나, 배낭 하나, 신용카드 한 장으로 무작정 떠났다. 코로나 때문에 답답했던 당시 그 상황을, 현실을 벗어나고도 싶었다. 과연 그 여행은 내 인생을 통틀어 두고두고 되새기고 기억하게 될 힐링여행으로 남았다. 많은 것을 보고 느꼈고, 행복했던 순간순간들이 무수히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을 시작할 수도 있게 되었고 당신과 나의 그 순간들을 나누고자 한다. 유럽이 내게 속삭인 이야기들을 당신에게도 들려주고자 한다. 이 책은 또한 나와 함께 이 순간들을 즐기지 못했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고 나와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려는 부모님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이 책은 또한 나를 위한 책이다. 특별했던 고생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하여 나에게 남기고 싶었다. 나를 위한 선물이다. 나는 좀 특별한 책을 만들고 싶었다. 흔히 서점에서 파는 여행기가 아니라 이야기 같고 소설 같고 다큐멘터리 같고 코미디 같은 그림, 문자, 영상, 음악, 소리가 결합하고 지식, 경험, 이야기가 함께 있는 10D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유럽 하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건축의 성지 아니던가. 고대 그리스의 Parthenon으로부터 로마의 Pantheon, 르네상스 시기 바티칸의 생 피터 성당으로부터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현대 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로부터 내가 건축인턴을 했던 프리츠상 건축부문 수상가 장 누벨까지, 유럽여행은 그야말로 건축여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어느 곳보다도 건축을 배우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한테는 정신 차릴 사이도 없이 많은 마스터피스가 즐비한 가운데서 핸드폰 셔터를 쉴새 없이 눌러대는 너무나도 행복한 여행이었다. 많은 건축가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르 꼬르뷔지에처럼 그림을 그리면서 유럽여행을 다니려고 했지만, 현실은 체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핸드폰이라는 너무나도 완벽한 기록 장비가 있어서 셔터만 많이 눌렀다. 그리고 그림은 집에 돌아와서 그리기로 했다. 책을 보다 보면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들이 가끔 등장할 것이다. 그 그림들은 내가 한 장소에서 하나씩 내가 찍은 사진을 바탕으로 Procreator로 그린 그림들이다. 궁금하면 유튜브에 타임슬립도 있으니 창작과정을 보실 수도 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많은 박물관이 Temporarily closed 한 상태에 있다. 그때 여행한 것이 얼마나 행운이고 얼마나 잘한 결정인가 싶다. 열고 닫기를 반복하는 박물관들과 언제 풀릴지 모르는 세계여행…. 이 책에서나마 나와 함께 유럽여행을 떠나보자.